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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24시간? 윤석열 정권에 대한 비판과 견제에는 48시간도 모자란다
어제(28일)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언론 자유를 보장하는 민주공화국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검사 출신 한국 대통령’ 수준이 여실히 드러났다. 윤석열 대통령은 “여소야대에 언론도 전부 야당 지지 세력들이 잡고 있어 24시간 우리 정부 욕만 한다”고 말했다.
이는 이 정부 들어 군사 쿠데타처럼 몰아치는 언론 장악 폭거가 몇몇 극단적 참모의 농간이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 본인에서 비롯됐음을, 또 윤석열 대통령이 ‘나는 완벽한데 언론이 문제’라는 망상에 빠져 있음을 확인케 해 주는 발언이다. 우리는 지난해 3월 6일 대통령 후보 윤석열로부터 ‘민주당의 강성 전위대 노조 첨병’으로 적시됐을 때에만 해도 득표를 위한 몸부림일 것으로 여겼다. 하지만 1년 5개월 뒤인 2023년 8월 15일 “공산 전체주의를 맹종하며 조작 선동으로 여론을 왜곡하고 사회를 교란하는 반국가 세력들이 여전히 활개 치고 있다”는 말을 듣고는 그것이 ‘윤석열의 확신이자 수준’임을 알았다. 1980년대 전두환 군사독재가 초·중·고 교실에서 돌리던 반공 비디오 속 ‘공산 전체주의’쯤에 지나지 않은 것. 참으로 낯부끄러워 되레 우리 얼굴이 화끈거렸다.
24시간? 아니, 우리에겐 48시간도 모자란다. 물가 폭등에 민생은 파탄인데 핵 오염수 방류로 불안해 하는 국민과 싸우려는 대통령, 노동자와 서민과 사회적 약자를 짓밟고 재벌과 한 줌 극우 세력의 이해를 폭력적으로 관철하려는 대통령, 독립 투쟁에 헌신한 영웅들을 모욕하고 역사 전쟁에 몰두하는 정부를 비판하고 견제하는 데 현장의 언론 노동자에게는 하루가 48시간이라도 모자란다.
욕만 한다? 아니, 우리는 방송통신위원회와 공영방송 이사회 짜임새 바꿔 가며 방송 장악에 나선 당신과 이동관과 국민의힘을 ‘비판’할 뿐이다. 당신과 이동관과 국민의힘뿐만 아니라 지난 정권 시절 언론 개혁의 책임을 뒷전으로 미룬 더불어민주당, 그리고 다른 정당들의 잘못과 실책도 우리는 비판한다. 그게 우리의 노동이고 사명이다. 오로지 시민과 공익만 바라본다.
“언론도 전부 야당 지지 세력들이 잡고 있다”고? 그럼 언론의 기본을 내다 버린 채 윤석열 정권 옹호에 날을 지새우는 족벌 언론과 재벌 신문들의 ‘윤비어천가’는 이동관의 말처럼 권력의 나팔수 노릇 하는 ‘공산당 언론’이라 아예 언론으로 취급하지 않겠다는 것인가. 허약하고 시대착오적인 리더십의 원인을 파악하고 언론의 비판을 경청하지는 못할망정 ‘야당이 언론을 장악했다’는 망상 속에 언론 통제와 방송 장악으로 시민의 눈과 귀를 가리면 윤석열 정권의 무능과 후안무치는 증발하는 것인가. 그저 어처구니가 없을 뿐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더 늦기 전에 낮은 지지율과 국정 난맥상이 우리 편 언론을 장악하지 못해서 벌어진 일이라는 망상과 착각에서 깨어나기 바란다. 그 망상이 ‘15년 전 이명박의 이동관’을 2023년으로 불러냈다. ‘차기환’을 부르고 ‘이진숙’을 불러 한국 언론 마당을 머릿수 폭력으로 물들이고 있지 않은가. 동네 골목대장 노릇에나 어울릴 “공산 전체주의”와 “언론이 정부 욕만 한다”는 저열한 인식으로는 윤석열 대통령은 스스로 '날아가는 방향'도 절대 알 수 없다. 착각과 망상일 뿐이기 때문이다.
이대로라면 국가의 미래가 걱정스럽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이 스스로 시대착오적인 이념 전쟁을 부추기고, 국민 통합 대신 분열의 길을 걷고, 자신의 책임을 비판 언론에 전가하는 나라는 21세기 이 삼엄한 정세 아래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명심하라. 당신을 비판하는 언론은 현대 민주주의와 공화국 기본 요소다. 이를 부정하는 것은 당신 스스로 독재의 길을 걷고 있음을 확인하는 징표다.
제발 정신 차리기 바란다.
2023년 8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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